차악의 딜레마 -

채식에 몇년째 관심 가져오면서 작게나마도 시작 못 하는 이유는 귀찮음이 가장 크다. 이 귀찮음이 어디에서 오냐면 내 일상을 더 복잡하게 꼬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여기에서 더 예민하고 더 불편하게 살고싶지 않다. 내가 채식을 하면 사람들을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 두 배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또 곱절의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만 같다. 이미 충분히 불편해서 숨쉬는 데 급급하고 자신을 확장시킬만한 아주 조금의 틈도 없다. 내가 살고싶은 삶을 찬찬히 일구어나가고 싶은 이상이 있지만 현실은 죽고싶은 마음을 죽이는 일이 더 급하다. 누군가는 효율성을 따져본다면 좋은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일이라고 조언했다. 그 말은 옳은 구석이 있기 때문에 고개를 돌리고 최소한의 돈을 이체하면서 부채감을 덜고 옳다 믿는 것을 지키려 애써보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 선택은 죄다 이런 식이다.



이수역





미친거 아님...?
미친거 아니냐고...

지금 진짜 중요하고 이거 살려야 된다...
더 많이 분노해야 한다고



이해 -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은 묻어두었다. 깨끗이 아물 상처인지는 여전히 확신이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가는 게 내가 바라는 이상인가? 애초에 모두에게 불가능을 전제하기 때문일까. 나와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게 싫다고 늘 말하면서도 질척대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알겠는데 그게 안 될 때 그 다음으로 원하는 거, 혹은 덜 싫어하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건지 자꾸만 돌아본다. 모르겠다.

후기 -

이번 일을 하면서 물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야근을 미친듯이 하니 하루하루 수명이 깎이는 기분이었다. 다 때려치고 싶고 대충하고 집에 가고싶을때마다 나중에 결과물 나온 거 보면서 후회하기 싫은 마음 하나로 열심히 했다. 완성도 올리려고 주말 공휴일 없이 야근으로 때려박으면서 혼자 외로웠다. 졸리고 외로웠다.




회사시렁 1권 중.......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 실수에 대해서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했는데도 오류가 있다면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라고 매일 밤 이를 갈며 생각했다.

근데 벌써 몇가지 오류를 발견했다... 시바...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었는데 한 번 더 볼걸 아쉬운 이 마음은 뭐지... 시발~~ ㅠㅠ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어쨌든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 이 문장을 말하기 위해서 열심히 했다. 결과물에 부끄럽지 않고 다음에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기에 기쁘다.


언리밋 -

좀 지난 후기

이번 언리밋은 그냥저냥 순탄하게 흘러갔고 작년보다 집계된 방문객이 많았지만 느낌으로는 더 적은 것 같았다. 첫째날 오전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 이번에는 텀블벅에도 그렇고 딱히 신선한 팀이 없었다. 그리고 작년에도 그랬지만 책보다는 굿즈 중심의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공고해졌다고 할까.

올해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해외참가팀을 아예 별도의 방에 따로 떼어 놓았다는 것이다. 언리밋은 부스 배치부터가 주제별 섹션이나 동선이랄 게 없어 그냥 일층 부스 보고 이층 부스 보는 건데, 별도의 공간에 로컬 이점도 없는 해외팀을 모두 몰아넣어 놓으니 거기에는 발길이 가지 않았다. 이런 배치는 정말 너무 무심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 높은 팀이 많이 왔던데. 나도 한번 들러봐야지 생각해두었지만 행사가 워낙 사람이 많고 혼잡해서 기가 다 빨려 따로 어디에 찾아가기가 귀찮고 피곤했다.

책은 형식적으로 한 권 만들어놓고 메인은 상품인 부스들도 있었다. 점점 서울아트북페어라는 이름이 무색한 것 같다. 이 행사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년 더 아쉬워진다.




여기가 제일 좋았따





사진만 봐도 기빨림 이제 부스구경 못하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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